제목 | [건강칼럼]산후풍의 A부터 Z까지 | 조회수 | 2,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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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산후풍의 A부터 Z까지
▶ 송석호 경희다스림한의원 원장 그럼 왜 산모들이 한 여름에도 그렇게 덥게 지냈을까. 바로 산후풍 때문이다. 산후풍은 산후에 생기는 시림과 저림 느낌, 관절통증의 일체 증상을 말한다. 산후풍은 양방에서는 없는 병명이다. 산후풍은 증상을 가지고 병명을 만들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여러 가지 진단명이 나올 수 있다. 산후풍의 증상은 사실 여러 가지 잡다한 병의 공통적인 증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산후에 발생하는 갑상선염이라 쉬한증후군(Sheehan's Syndrome)과 같은 호르몬 문제 일수 있다. 호르몬 문제가 아니라면 다양한 관절이 아프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온다면 양방에서도 증상을 보고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명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 증상만 보고 병명을 붙인 경우에는 그 질환이 생기게 된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른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엄지 손가락쪽 손목이 아픈 '드퀘르벵 윤활막염'도 산후풍이라고 여기고 산모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드퀘르벵 윤활막염은 산후에 흔하게 발생하지만 산전(産前)에도 잘 발생하고 출산(出産)과 상관없이도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잘 생길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질환이 산후풍이라는 이름으로 다뤄지고 있다. 그럼 왜 이런 증상이 생겼을까. 산후에 산모의 관절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모두 이완돼 있다. 관절이 이완되려면 뼈하고 뼈사이에 인대가 늘어나야 되는데 인대가 늘어난 것을 우리는 흔히 '삐었다'라고 표현한다. 산후에 산모의 몸은 온몸을 동시에 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보통 발목을 삐었을 때 발목에 깁스를 하고 관절을 쉬게 한다. 산후조리 기간에 산모는 사실 온몸에 깁스를 하고 쉬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누워있고 쉴 수 만은 없습니다. 새로 태어난 아이도 돌보고 집안일도 하다보면 늘어난 관절에 무리가 오게 된다. 이때 손상된 관절은 뼈가 손상된 것은 아니므로 엑스레이(X-ray)에서는 정상으로 나오지만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산후에는 안정을 취하다가 출산 4주정도 지나서 부터 가벼운 집안일을 해야 한다. 이때 가족을 비롯한 도우미가 옆에서 적극적으로 산모의 일을 도와줘야 산후풍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출산이라는 큰 사건을 겪고 모유 수유를 하면서 산모는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사람을 통증에 예민하게 만든다. 관절검사를 아무리해도 보통사람과 다름이 없이 정상이지만 통증에 예민해지면 찬바람과 같은 사소한 자극도 통증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산후풍을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산후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주위 가족들이 산모를 최대한 지지를 해줘야 한다. 산후에 집안 사정으로 산후조리를 못해서 아픈 어머니들이 많다. 그때 찬바람을 많이 맞은 것이 원인이라고 여기고 계시지만 사실 그때 집안 사람들이 산모를 온전히 지지해주지 못해서 받은 스트레스가 산후풍을 더 악화 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 산후에는 자연스럽게 평상시보다 땀이 많이 난다. 더구나 여름에는 날씨까지 더워서 땀이 더 나게 된다. 땀으로 옷이 젖게 되면 금방 체온이 떨어지기 쉽다. 옷을 자주 갈아입어서 체온을 지켜야 산후풍을 예방할 수 있다. 산후풍은 주로 한약 치료를 많이 하게 된다. 산후풍 한약은 몸속을 따뜻하게 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관절을 따뜻하게 해서 관절의 통증을 없애준다. 산후풍 한약은 산후에 먹는 보약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산후초기에 먹는 한약은 대부분 혈액을 보충해주는 보혈(補血)작용이 강해서 빈혈을 없애주고 자궁의 어혈을 없애준다. 몸이 따뜻해지고 관절의 통증이 없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산후에 보약을 먹었지만 저리고 시린 통증이 남아있다면 산후풍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손목에 생기는 드퀘르벵 윤활막염은 산후풍약으로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침이나 약침 치료를 환부에 병행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