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맣게 탄 피부 원상복구하려면
정기양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2010.08.14 08:17
태양의 계절, 젊음의 계절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기도 하다. 구릿빛 피부는 여름철 최고 건강미로 통한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 주근깨와 잡티, 경미한 화상까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햇빛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자외선이 주로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A(320∼400㎚) 자외선B(290∼320㎚) 자외선C(200∼290㎚)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자외선B는 비타민D를 합성하는 역할을 하지만 피부에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면역기능을 저하하고 피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자외선A는 자외선B보다 에너지 강도는 약하지만 지구에 도달하는 양이 많아 역시 피부홍반과 색소침착을 유발한다. 자외선A는 파장이 길어 유리창을 잘 투과하므로 차안이나 집안에서도 이를 통해 피부가 손상되고 장기간 노출로 주름 등의 피부노화와 피부암도 일으킬 수 있다.
살균력이 강한 자외선C는 대개 오존층에서 흡수돼 지구에 도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일부가 지상에 도달, 피부노화는 물론 암도 유발한다. 1%의 오존층이 파괴되면 피부암 발생률이 5%포인트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일광손상은 예방이 최선이다. 가능한 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야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자외선량의 50% 이상 집중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선탠 등도 피하고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옷과 양산도 차단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햇볕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가 화끈거리고 아프며 붉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찬 우유나 냉수로 20분간 하루 서너번씩 찜질해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차가운 물을 종이나 수건에 적셔 화상을 입은 부위에 밀착시켜 열기를 빼주는 것도 좋다. 오이마사지나 콜드크림 같은 피부연화제도 피부의 건조함과 붉은 기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벗겨지는 피부를 잡아뜯으면 흉터와 염증이 생기므로 조심해야 한다. 물집에 균이 침투한 경우에는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주 씻거나 과도한 마사지는 금물.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현재 나온 대표적 약제로는 비타민A 유도체인 레티노익산(retinoic acid)과 알파하이드록시산(AHA·α-hydroxy acid) 등이 있다. 이들을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 내 콜라겐과 탄력섬유 등의 손상된 구조들을 회복시켜 햇빛으로 거칠어진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잔주름을 없애주며 잡티들도 어느 정도 호전된다.
장기간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얼굴이 붉어지고 약간의 각질이 일어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